퓸 그때 화전이 마치불덩이처럼 2층 누각을
퓸 그때 화전이 마치불덩이처럼 2층 누각을 향해 날아왔다피하시오선장이 외쳤으나 서인기는 눈을 부릅뜨고는 장검을 두 손으로 고쳐 쥐었다 그리고는 불덩이가 눈 앞으로 와락 다가온 순간에 몸을 틀면서 장검을 휘둘러 쳤다타악화전의 몸체가 두동강으로 잘려지면서 창날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재빠르게 달려온 수군 하나가 불덩이 위에 거적을 덮어 씌웠다그러나 나머지 화전 한대는 아래쪽 선체에 박히면서 불길이 솟았다불화살을 쏘아라선장이 칼을 빼들고 소리치자 북소리와 함께 수군들이 불화살을 쏘았다 이제 거리가 백보 정도로 가까와져 있는 것이다눈을 치켜뜬 선장이 서인기에게로 머리를 돌렸다대단하시오 화전의 몸통을 베어 떨어뜨리시다니이제 접전이오서인기가 묻자 선장이 머리를 끄덕였다저 놈은 거선이라 둔합니다 우리가 양쪽으로 붙어 배 안으로 뛰어들 것이오내가 선봉을 서리다저기 방패를 하나 집으시오선장이 턱으로 난간에 붙여놓은 방패들을 가리켰다 화살 두어대가 날아왔으므로서인기는 칼을 휘둘러 쳐내었고 선장은 방패를 들어 막았다그러나 배 안의 수군 서넛은 이미 화살에 맞았다바짝 붙여라선장이 칼을 치켜들고는 소리쳤다널판을 준비하고 갈고리를 세워라두 척의 조선 전선이 거선의 양쪽으로 붙으면서 싸움은 더욱 격렬해졌다 군관들의 고함소리와 비명이 함께 울렸고 불화살에 창까지 날아 들어왔다서인기는 방패로 화살을 받아내면서 거선을 노려보았다 거선과의 거리는 이제 20여보로 가까와졌는데 갑옷을 입은 왜장의 모습도 선명하게 드러났다그동안 이쪽에서 쏘아낸 화전 10여발에 맞아 거선의 이쪽 저쪽에서 불길이 번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널빤지를 세워라군관 하나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 거선은 3층 누각선으로 뱃전이 이쪽보다 반길이나 높아서 널빤지를 붙여야 뛰어 들수가 있는 것이다그때 거선이 기우뚱 거리더니 앞쪽으로 미끄러져 나갔으므로 거리가 벌어졌다밑창의 노가 제대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바짝 붙여라선장이 소리쳤고 북소리가 더 빠르게 울렸을 때 이쪽도 바짝 붙었다 그 순간 뱃전에 웅크리고 있던 수군 서넛이 일제히 일어서더니 갈고리 창을 뻗어 거선의 난간에다 걸었다잡았다훈련이 잘된 수군들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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