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순간에 강기철은 주먹을 휘두른

엉킨 순간에 강기철은 주먹을 휘두른 사내 한명의 옆으로 파고 들면서 팔꿈치로 머리를 찍어버렸다 사내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엎어졌을 때 옆쪽에서 최길동이 사내 한 명과 맞붙은 것이 보였다 최길동은 쥐고 있던 권총을 거꾸로 들었지만 그동안에 사내가 내지른 주먹과 발길질에 옆구리와 머리를 맞았다 그러나 능숙하게 허리를 틀어 발길질은 등을 스치도록 했고 주먹은 머리카락만 훑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다음 순간에 거꾸로 쥔 권총으로 사내의 뒷머리를 내려쳤다 마치 도끼로 장작을 패는 것 같이 무지막지한 형상이었고 머리가 빠개진 사내는 네 활개를 펴고 엎어졌다자 가자다시 앞장을 선 강기철이 사내들이 뛰쳐나온 빈방을 지나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는 앞쪽 방문의 문을 발로 차 열었을 때 방구석에 앉아 있던 사내가 눈을 치켜뜨고 강기철을 보았다당신 누구야강기철이 거칠게 물었을 때 사내가 엉거주춤 일어섰다나 한국사람이오 대한민국사내가 그것도 부족했는지 덧붙였다울산에서 왔습니다 아버님을 만나려고 왔다가 잡혀 있는 겁니다그로부터 한 시간쯤이 지난 밤 12시반께에 깅기철은 다시 식당의 안채로 돌아와 있었는데 앞에 앉은 최길동은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10분도 안되는 동안에 세 번이나 밖으로 나가 부하들에게 잔소리를 했고 방을 돌아보았다 방에는 문학수 부자와 또 한 명의 전쟁포로 이유한씨까지 모셔왔기 때문이다 이유한씨는 가족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잡아두고만 있었다고 합니다최길동이 말했다하지만 전쟁포로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대사관에 알아보니까 전사자로 기록이 되어있다고 했다는데요전쟁포로들은 대부분 전사자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강기철이 먼저 문학수 부자의 방으로 들어섰을 때 이야기를 나누던 둘이 긴장했다 그들은 최길동으로부터 설명을 들었지만 아직 불안감이 덜 가신 표정이었다 강기철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부자를 보았다 그도 사연을 최길동으로부터 들은 것이다아버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북한으로 돌아가신다면 제가 손을 써서 다시 보내 드리지요힐끗 문성호의 얼굴을 살핀 강기철이 앞쪽 방바닥에 앉았다한국으로 가시겠다면 대사관에 연락해서 수속을 밟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나는 북한에 남은 식구가 여럿이오길게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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