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을 소모하게 놔둔다이반이 눈만 깜박이
력을 소모하게 놔둔다이반이 눈만 깜박이는 수옥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아직 왜 말이 서툴지만 왜국으로 가겠다 조선땅에서 건너온 무사로 행세해도상관없을 테니까저도 데리고 가시는 거죠안된다정색한 이반이 머리를 저었다너는 이곳에 필요한 사람이야 김회와 서인기를 보좌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남아 있는 것이 낫다싫습니다수옥이 머리를 가로 젓더니 눈을 치켜떴다데리고 가시지 않는다면 저 혼자서라도 왜국에 가겠습니다 나리가 안 계신 조선땅은 소녀에게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강경한 태도였고 말투여서 이반은 쓴웃음을 지었다네 부친에게 돌아갈수 없을텐데 네 배신이 이미 호소까와의 귀에도 들어가지않았겠느냐아마 제 부친 구스노끼도 적을 내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계실 것입니다그리고는 수옥이 길게 숨을 뱉았다저 때문에 수십년의 공이 무너졌겠지요 조선무사 그로부터 보름후인 정월 그믐날 밤에 마쓰에 근처의 바닷가로 한척의 범선이 다가오더니 돛을 내렸다 파도는 잔잔했지만 해안 근처에는 바위가 많아서 꼭 배를 내려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돌아 가야만 합니다 선장이 난간에 기대선 이반에게 말했다 왜국과 밀무역을 해온 조선인 선장이어서 지형은 물론이고 왜국 사정을 뻔히 알고있는 것이다 달포쯤 전에 저 해안으로 들어갔던 동료 선장이 수하 셋과 함께 왜인 무사들의 칼에 맞아 죽었습지요 선장이 손으로 짙은 어둠에 덮인 내륙 한 쪽을 가리켰다 겨우 둘이 살아 헤엄쳐 돌아왔다고 합니다 가지고 갔던 물건은 다 빼앗겼지요 40대 중반의 선장은 대를 이어 배를 타고 밀무역을 해온터라 금자 20량에마쓰에까지 이반을 태워다 주는 것을 금방 승낙했다 그는 아마 이반을 조정에서 왜국으로 보내는 첩자 쯤으로 생각하는 눈치였다 저쪽 흐리게 보이는 산쪽 아래로 30리쯤 가면 골짜기에 미노 마을이 있습니다 4050채의 민가가 있는데 그곳에서 나가노란 자를 찾으십시오 거간을 하는자로 지금까지 거래 해오면서 한번도 약속을 어긴 적은 없습니다 고맙소 선장 호소카와군이 지원을 해왔지만 교코쿠는 머지않아 정복될 것입니다 선장의 말을 들으며 이반은 뱃전에 매달린 밧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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