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지도 몰랐다커피잔을 내려놓은 박성민이 시계를 내려다보더니 김명화에게로 시선을 주었
아닐지도 몰랐다커피잔을 내려놓은 박성민이 시계를 내려다보더니 김명화에게로 시선을 주었다 그녀는 잠자코 그의 눈길을 받았다형님 난 아직도 아랫도리가 땡겨요김태수가 말했다 네모난 얼굴이 찡그리고 있었으므로 험상궂게 보였다그래 이야기해봐한세웅이 달래듯이 웃어 보였다김태수는 물컵을 들어 한 모금을 마셨다 지하실의 조그만 다방은 한산했다 토요일 저녁 다섯시 무렵에 이런 곳에 들어와 앉아 있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김태수는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적시고는 한세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년은 지금 마라다 호텔 1212호실에 있어요 위층 라운지에서 한시반에 만나 점심 먹고 차 마시고 그리고 세시 사십분에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네시 정각부터 떡을 치기 시작했는데 문 밖에 서 있으니까 국민학교 운동회 때 애들 운동하는 소리 같기도 하고 애낳는 것 같기도 한 소리가 들립디다허 자식도 참 표현력 좋네한세웅이 빙긋 웃었다조금 더 있었으면 싸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형님하고의 약속이 네시 반이라 그냥 온 거예요알았다 수고했다한세웅은 호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어 그에게 내밀었다이거 형님한테 받기가 쑥스러워서그러면서도 그는 손을 내밀어 봉투를 쥐었다임마 그래도 이건 일인데 받아야지하긴 전에 한 번 얼굴을 그년한테 팔리고 나서는 조금 힘이 들어요 그런데 형님김태수가 눈을 껌벅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한세웅이 잠자코 있자형님 그 여자를 어떻게 하려고 합니까어떡하긴한세웅이 의아한 듯 물었다아 맨날 미행이나 붙일 겁니까 형님답지 않게그럼 어떻게 하는 게 나다운 거냐김태수는 장난스레 말하는 한세웅을 못마땅한 듯 흘겨보았다말만 하세요 아예 업어 올테니까 그리고 딱 한 방 놓아주는 거지 뭘하하한세웅은 너털거리며 웃었다김태수가 나간 후에 한세웅은 한동안 텅빈 다방에 앉아 있었다 구석의 선반 위에 놓인 텔레비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났다 레지와 주방장이 나란히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김명화는 아직 박성민과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쓰게 웃었다 문득 아까 김태수가 한 말이 생각났다 차라리 그런 식으로 해치워 버린다면 이렇듯 가슴이 어지럽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는 전에 했던 것처럼 손바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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