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났다 길가의 나뭇가지 위에는
소리가 났다 길가의 나뭇가지 위에는 횐 눈이 두툼하게 덮여 있었고 차 소리에 놀란 장끼 한 마리가 길을 가 로질러 낮게 날아갔다 앞쪽에 횐 눈에 덮여 있는 이층 양옥집이 보였다 샛길의 끝을 자르듯이 육중한 철문이 닫혀져 있었는데 사내 두 명이 문 옆에 서 있 었다 승용차가 다가가자 사내 한 명이 안쪽으로 문을 열어 젖혔다문 가에 서 있던 사내가 그를 향해 절도 있는 군대식 경례를 해왔다이무섭은 머리를 돌렸다 양복 차림의 군대식 경례는 어색했고 그것 을 보면 언짢아지기도 하는 것이다 신발에 묻은 눈을 털고 현관으로들어서자 사내 한 명이 서 있다가 그의 코트를 받아 들었다 넓은 응접실은 따뜻했고 한쪽 벽에 만들어 놓은 페치카에서 장작 불이 세차게 타오르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응접실의 소파페서 일어나는 것은 정장 차림의 박용근이었다 그 의 옆에는 안재일이 얼굴 근육을 굳히고 서 있었다 박 사장 일찍 오신 모양이군요난 시간 맞추어 오느라고 그들을 향해 머리를 끄덕여 보이면서 이무섭은 소파의 상석으로 다가가 앉았다 박용근과 안재일이 그를 따라 앉자 이무섭이 박용근 을 바라보았다 내일 계획은 차질이 없지요 물론입니다 차질 없습니다 62 밤의 대통령 제B부 I 박용근이 상체를 반듯하게 세웠다 저쪽이 지방에서까지 애들을 불러 모았지만 갈팡질팡 하고 있어서 5 우선 내일 놈들에게 전화는 걸어 보겠습니다 하지만 놈들이 저 회들의 조건을 받아들일 리는 없습니다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면 그 것은 함정이지요 잠자코 머리를 끄덕이는 이무섭을 향해 이번에는 안재일이 입을 열었다 경찰들이 놈들의 주변에 좌악 깔려 있어서요 그것이 오히려 놈 들체게 행동의 제약을 주고 있습니다 몇 명이나 돼요조웅남이나 강만철이가 끌어 모은 애들이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면서 이무섭이 물었다 부산 대구 광주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모은 인원이 천 명쯤 됩니다 라이터를 손에 쥐었던 이무섭이 다른 손으로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빼었다 사흘 동안에 천 명을 모으다니 대단하군 변두리의 여관이 만원입니다 그놈들 때문에요 박용근이 그를 향해 운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곳에나 애들을 풀어 놓고 있어서요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겁니다 이무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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