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했지만 환관의 전횡과 내부의 반란으로 명의 국
위했지만 환관의 전횡과 내부의 반란으로 명의 국운은 기울어져 있었다 이징옥이 수염 속의 입술을 비틀고 웃었다손바닥만한 땅덩이에 박혀 제 형을 죽이고 왕자리를 차지하는가 하면 이제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를 탐내는 이왕가에 더이상 충성하지 않겠다 나는 북상하여 저 광대한 대륙에서 군림하겠다그때 대장군 서환이 장막을 들치고 들어와 균의 옆자리에 앉았다 서환은이징옥과 20년 가깝게 동고동락을 함께해온 전우이자 심복이다폐하 수양이 함길도 도절제사겸 정북 대장군에 안대윤을 임명하고 군사를 모았습니다만말을 그친 서환이 빙긋 웃었다각 도의 군사를 모았지만 5000도 되지 않습니다내 군사 500이면 단 하루만에 한양성을 깨뜨리고 이씨 왕가를 절멸시킬수 있을 것이리라뱉듯이 말한 이징옥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긴 숨을 뱉았다그러나 절제대감의 은의를 생각하여 칼 끝을 남으로 돌리지는 않겠다절제는 김종서의 호였으니 이징옥의 김종서에 대한 충의는 각별했다 퍼뜩시선을 든 이징옥이 물었다너희들은 아느냐 절제 대감의 시조를이징옥이 눈만 껌벅이는 그들을 보더니 낮으나 굵은 목소리로 시조를 읊었다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노라시조가 그쳤으나 진막 안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깊은 밤이어서 간간히 순시를 도는 기마병의 말굽소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이윽고 이징옥이 다시 입을 열었다나와 절제 대감은 대륙을 굽어다보며 그 시를 함께 읊었다 결코 손바닥만한 남쪽 땅이 아니었다균은 아버지의 말끝이 떨려 나오는 것을 듣고는 어금니를 물었다 그것을서환도 느낀 모양인지 그는 머리를 돌렸다우리는 동여진을 복속시킨 다음 명을 친다이징옥의 목소리가 다시 진막을 울렸으므로 서환과 두 아들은 긴장했다몽골 오랑케가 대원제국을 세우고 거지 중이었던 주원장이 대명의 황제가 되었다 이제 대 고구려인의 후손 이징옥이 대금제국을 일으켜 천하를 다스릴 것이다셋째아들 광이 말에서 내린 곳은 우측 끝 쪽에 세워진 진막 앞이었다보기 3만이 숙영하는 들판에는 끝도없이 화톳불이 켜진데다 수천개의 진막이 원형으로 세워져서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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